건강검진 결과지에 '대사증후군'이라고 적혀 있으면 당황스럽습니다. 혈압약을 먹는 것도 아니고 당뇨 진단을 받은 적도 없는데 말이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대사증후군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없어도 진단될 수 있습니다. 다섯 가지 기준 중 세 가지 이상만 넘으면 해당되는데, 그 기준이 고혈압·당뇨병 진단 기준보다 낮기 때문입니다.

대사증후군 진단 기준 5가지, 몇 개부터 해당될까요
대사증후군은 하나의 병이라기보다 여러 위험 요인이 한 사람에게 겹쳐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항목 | 대사증후군기준 |
| 허리둘레 | 남성 90cm 이상,여성 85cm 이상 |
| 혈압 | 130/85mmHg 이상 |
| 공복혈당 | 100mg /dL이상 |
| 중성지방 | 150mg /dL이상 |
| HDL 콜레스테롤 | 남성 40mg /dL 미만 여성 50mg /dL 미만 |
이 중 세가지 이상에 해당하면 대사증후군으로 봅니다.
혈압은 위아래 숫자 중 하나만 넘어도 해당됩니다. 혈압약이나 혈당약, 중성지방·HDL 콜레스테롤 치료약을 드시고 있다면 수치가 정상으로 나와도 그 항목은 해당되는 것으로 셉니다. 약으로 눌러 둔 숫자이기 때문입니다.
고혈압·당뇨 기준보다 숫자가 낮은 이유
혈압 130이면 고혈압은 아니지 않나 싶으실 겁니다. 맞습니다.
고혈압은 보통
140/90mmHg부터, 당뇨병은 공복혈당 126mg/dL부터 진단합니다. 공복혈당 100~125mg/dL는 당뇨병 전단계인 '공복혈당장애'로 분류됩니다. 대사증후군은 이보다 앞선 130/85와 100에서 선을 긋습니다. 병이 되기 전에 미리 알아채려는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허리둘레 87cm, 혈압 132/84mmHg, 공복혈당 105mg/dL인 여성이 있다고 해 보겠습니다. 혈압은 고혈압 기준에 못 미치고, 혈당도 당뇨병 기준에 못 미칩니다. 그런데 대사증후군 기준으로는 세 가지가 모두 해당됩니다. 이처럼 하나하나는 대수롭지 않아 보여도 세 가지가 겹치면 대사증후군이 됩니다. 고혈압도 당뇨도 아닌데 진단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증상이 없는데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대사증후군은 아프거나 불편한 증상이 거의 없습니다. 눈에 띄는 변화라고 해 봐야 배가 나오는 정도입니다. 혈압이 130을 넘었다고 머리가 아프지 않고, 공복혈당이 105라고 몸이 무거워지지도 않습니다. 중성지방과 HDL 콜레스테롤은 피를 뽑아 재 보지 않으면 알 길이 없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건강검진 결과로 알게 됩니다. 다만 콜레스테롤 검사는 매년 하는 항목이 아니어서, 해에 따라 결과지에 중성지방과 HDL 수치가 빠져 있을 수 있습니다. 결과지를 받으시면 '정상', '주의' 표시만 보지 마시고 다섯 가지 숫자를 기준에 하나씩 맞춰 보세요. 증상은 없어도 숫자에는 드러납니다.
체중은 정상인데 허리둘레만 넘으면요?
대사증후군 기준에는 몸무게나 체질량지수(BMI)가 없습니다. 허리둘레만 봅니다. 체중이 정상이어도 배 둘레가 기준을 넘으면 복부비만 항목에 해당합니다. 팔다리는 가는데 배만 나온 체형이 그런 경우입니다.
집에서 재실 때는 바지 허리선이 아니라 갈비뼈 맨 아래와 골반뼈 위쪽의 중간 지점을 잽니다. 숨을 편하게 내쉰 상태에서 줄자를 수평으로 둘러 재시면 됩니다. 허리둘레를 따로 보는 이유는 장기 사이에 쌓인 내장지방을 짐작하게 해 주는 숫자이기 때문입니다. "살찐 편은 아니니까" 하고 넘기기 쉬운 항목이니, 결과지에서 꼭 따로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하나씩은 괜찮은데 왜 묶어서 볼까요
따로 보면 별일 아닌 수치를 왜 굳이 '증후군'으로 묶을까요. 이 다섯 가지는 따로 생기기보다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 바탕에는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이 제 역할을 못 하는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것으로 봅니다. 인슐린이 잘 듣지 않으면 몸은 혈당을 내리려고 인슐린을 더 많이 만들어 냅니다. 이런 상태가 이어지면 혈당뿐 아니라 혈압과 지질 수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흔히 뱃살이 늘면서 혈당과 혈압, 중성지방이 함께 올라가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위험 요인이 겹칠수록 혈관이 받는 부담도 커집니다. 그대로 두면 제2형 당뇨병으로 넘어가거나 심근경색, 뇌졸중 같은 심뇌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집니다. 따로 보면 '경계'지만, 묶어 보면 '경고'인 셈입니다.
1~2개만 해당되면 안심해도 될까요
한두 개만 기준을 넘었다면 대사증후군은 아닙니다. 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위험 요인이 1~2개인 경우를 '주의군'으로 따로 분류합니다. 허리둘레나 혈당이 조금만 더 올라도 금방 세 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거꾸로 보면 지금이 손쓰기 가장 좋은 때입니다. 어떤 항목이 기준을 넘었는지, 작년보다 숫자가 올랐는지부터 확인해 보세요. 여러 항목이 기준 근처에 몰려 있다면 내과나 가정의학과에서 상담을 받아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서울시처럼 보건소에서 대사증후군 검사와 상담을 해 주는 지역도 있으니, 사시는 곳 보건소에 문의해 보셔도 좋습니다.
마무리하며
대사증후군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없어도 다섯 가지 기준 중 세 가지 이상을 넘으면 진단됩니다. 증상이 없으니 숫자로 확인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건강검진 결과지를 꺼내 다섯 가지 숫자를 하나씩 맞춰 보시기 바랍니다.
출처
▪️서울특별시,「대사증후군 관리사업」
▪️서울 열린데이터광장,「대사증후군 위험요인별 현황 통계」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대사증후군」,「비만」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국가검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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