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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정보

삼겹살, 구울까 삶을까? 논문으로 확인한 지방 이야기

by 토비아 2026. 10. 15.

삼겹살은 구워야 제맛일까요, 삶아야 건강할까요? 고깃집 앞에서도, 장을 볼 때도 한 번쯤 고민하게 되는 문제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조리한 고기 100g을 비교한 연구에서는 찐 삼겹살의 지방이 가장 적었고, 맛 점수는 구운 삼겹살이 더 높았습니다. 다만 같은 고기를 삶기 전후 고기 100g당 지방 함량에는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1. 삼겹살 지방, 100g에 얼마나 들어 있을까?

2025년 한국식품저장유통학회지에 실린 대구대 연구팀 논문은 농촌진흥청 국가표준식품성분표를 인용해 생삼겹살 100g에 지방이 33.3g 들어 있다고 소개합니다. 연구팀이 직접 분석한 생삼겹살의 지방 함량도 35.37%로 비슷했습니다.


지방은 1g에 9kcal를 내므로, 삼겹살 100g은 지방에서만 약 300kcal가 나오는 셈입니다. 200g을 먹으면 지방에서 나오는 열량만 600kcal 가까이 됩니다. 그래서 삼겹살은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이라기보다 양을 알고 먹어야 하는 음식에 가깝습니다. 어떻게 굽느냐만큼 몇 점을 먹느냐도 중요합니다.

 

삼겹살 기름은 몸에 나쁜 기름일까?

같은 논문에서 돼지고기의 지방산을 분석해 보니 가장 많은 것은 올레산이었고, 그다음이 팔미트산, 리놀레산, 스테아르산 순이었습니다. 올레산은 올리브유에 많은 불포화지방산으로, 연구팀은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관여한다는 선행 연구를 함께 소개했습니다.

다만 생삼겹살은 이 논문에서 분석한 부위 가운데 포화지방산 비율이 43.2%로 가장 높았습니다. 반대로 불포화지방산 비율이 가장 높은 부위는 껍데기(67.7%)였습니다. 삼겹살에는 좋은 기름과 조심할 기름이 함께 들어 있다는 뜻입니다.

 

반가운 점도 있습니다. 돼지고기 100g에는 비타민 B1이 0.6mg 들어 있습니다. 닭고기나 소고기의 약 4~7배로, 하루 권장량의 절반 정도를 채울 수 있는 양입니다.

조리법 8가지, 지방이 가장 적은 방법은?

한국식품연구원 연구팀은 국내산 삼겹살과 목살을 팬 구이, 삶기, 전기그릴, 찌기, 오븐, 숯불, 이중 팬, 잠열재 구이로 조리해 비교했습니다. 이 연구는 2015년 한국조리학회지에 실렸습니다.


조리한 삼겹살 100g의 지방은 숯불구이가 33.2g으로 가장 많았고, 찌기가 23.6g으로 가장 적었습니다. 삶기는 24.8g, 전기그릴은 30.2g, 오븐은 30.9g이었습니다.


연구팀은 삼겹살과 목살 모두 삶거나 찔 때 지방 함량이 가장 낮았다고 정리했습니다. 수분은 반대였습니다. 찐 삼겹살이 60.2%로 가장 촉촉했고, 숯불구이는 50.0%로 가장 적었습니다.

그렇다면 맛은 어떤 방법이 가장 좋았을까?

같은 연구에서는 조리한 고기를 사람들이 직접 맛보고 겉모양, 육즙, 풍미, 식감, 전체 기호도를 9점 척도로 평가했습니다. 삼겹살은 전기그릴 구이가 전체 기호도 7.56점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목살은 팬 구이가 7.22점으로 가장 높았고, 지방이 적게 나온 삶기는 5.88점으로 가장 낮았습니다. 담백한 조리법일수록 맛 점수에서는 손해를 본 셈입니다. 몸에 조금 더 가벼운 방법과 입에 더 맛있는 방법이 서로 다르다는 이야기입니다. 매번 수육만 고집하기보다 구워 먹는 날과 쪄 먹는 날을 번갈아 정하는 것도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수육으로 삶으면 기름이 쏙 빠질까?

흔히 삼겹살을 삶으면 기름이 물에 빠져 담백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대구대 연구팀이 삼겹살을 끓는 물에 20분 삶아 분석해 보니, 지방 함량은 생것 35.37%, 삶은 후 35.03%로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두 연구는 비교 방식과 실험 조건이 달라 수치를 그대로 맞대어 보기는 어렵습니다.”
연구 결과 차이를 비교 방식 하나로만 설명하는 건 단정적이에요.

대구대 연구팀은 조리 중 수분이 빠지면 무게당 지방 비율이 높아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함께 보면, 구울수록 수분이 더 많이 빠져 같은 100g 안에 지방이 더 빽빽하게 담긴다고 풀이할 수 있습니다. 논문이 인용한 국가표준식품성분표에서도 삼겹살은 삶은 뒤 수분이 52.2%에서 41.8%로 줄고, 지방은 33.3%에서 36.6%로 오히려 높게 나옵니다.

삼겹살에 채소 쌈, 정말 궁합이 좋을까?

고기를 높은 온도에서 구우면 벤조피렌이라는 해로운 물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2017년, 삼겹살과 함께 먹는 채소와 과일이 이 물질의 독성을 얼마나 줄이는지 살핀 동국대 연구팀의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실험에는 깻잎, 상추, 마늘 같은 채소 13종과 딸기, 사과, 홍차 같은 후식 7종이 쓰였습니다.

독성을 15% 이상 줄인 식품은 셀러리(20.88%), 미나리(18.73%), 양파(18.12%), 상추(15.31%)와 후식으로 먹는 계피, 홍차, 딸기였습니다. 늘 하던 쌈 습관에 나름의 근거가 있었던 셈입니다.

다만 이 실험은 사람이 아니라 실험실의 세포로 한 연구입니다. 채소가 탄 고기의 영향을 없애 준다고 볼 수는 없으니, 고기는 타지 않게 굽고 쌈은 넉넉히 곁들이는 정도로 받아들이시면 됩니다.

정리하며

삼겹살은 기름진 부위지만 올레산과 비타민 B1도 함께 품은 고기입니다. “조리법에 따라 100g당 지방 함량은 달랐지만, 먹는 양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정도가 정확해요. 결국 오늘 저녁 삼겹살을 건강하게 만드는 건 조리법보다 젓가락을 내려놓는 타이밍일지도 모릅니다.

참고 자료
▪️한국조리학회지, 조리법에 따른 돼지고기 품질 비교(2015)⁠
▪️한국식품저장유통학회지, 삶기 전후 돼지고기 지방 비교(2025)⁠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채소·과일의 벤조피렌 독성 저감 연구(2017)⁠